전영화(全榮華, 1929–2022)는 천안을 대표하는 한국화가로, 호는 해정(海丁)이다. 천안에서 태어나 천안농업고등학교(현 천안제일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1949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이승희화과에 입학해 1956년 졸업했다. 그는 1950년대 국전에서 <휴정>(1954), <추일>(1955), <장미곡>(1957) 등의 입선과 <귀로>(1958)의 특선을 통해 두각을 나타내며 당시 국전 아카데미즘의 전형적인 여성 인물화를 선보였다. 그러나 1959년을 전후해 재현 중심의 동양화 전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조형 언어를 모색하며 점차 비구상적 표현으로 나아갔다. 1960년에는 서울대학교 동문들과 함께 전위적인 동양화 운동을 지향한 묵림회(墨林會)의 창립 멤버로 동양화의 현대화를 위한 실험적 흐름에 동참했다. 이후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했고, 국내외 전시 활동을 통해 수묵 추상의 가능성을 확장한 작가로 평가된다.
<가족(家族)>(1959)은 국전 중심의 아카데미즘에서 벗어나 수묵 추상으로 전환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초기의 실험적 작품이다. 실제 가족을 연상시키는 친근한 소재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조형적 실험을 보여준다.